
TOG MAFIA AU
Trigger warning!
등장 캐릭터가 죽습니다.
딸랑딸랑-
“어서 오세요~!”
문을 열고 들어온 밤은 숨을 들이마셨다. 여러 가지 꽃향기와 익숙한 그녀의 향기가 섞여서 났다.
“아, 오셨네요, 밤. 어서 와요!”
꽃들 사이로 생글거리는 얼굴을 빼꼼 내민 채 말하는 여자는 앞치마 차림이었다. 곧이어 몸까지 다 드러낸 여자는 듣기 좋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늘은 어떤 꽃 사 가실래요?”
“글쎄요, 류 라는 꽃?”
“네? 그런 꽃은 없는데요~”
농담을 주고받는 두 사람은 얼핏 보면 연인 사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친밀하게 대화를 나누었다.
“오늘도 그 여자분한테 드리는 거예요?”
류라는 이름의 꽃집 주인은 살짝 웃으며 물었다.
“네, 뭘 사가야 할지…”
방은 그 질문에 살짝 쑥쓰러운 듯 웃으며 말하였다.
“그러면 백리향 어때요? 꽃말은 당신을 지키겠습니다. 예쁜 꽃말이죠?”
밤은 꽃말을 듣자 살짝 흠칫하였다. 류는 알아채지 못한 듯 하였다.
‘…지키겠습니다…?’
그러나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아, 좋네요. 류 추천이니까. 그걸로 주세요.”
“네~”
류는 살짝 내민 고개를 다시 꽃들 사이로 넣곤 백리향을 찾아서 꺼내왔다. 그리고 테이블에 내려놓고 비닐 포장지와 리본으로 포장해 주었다. 능숙한 솜씨로 포장은 순식간에 끝났다. 류는 만족한 듯 웃으며 꽃다발을 건넸다.
“자, 여기요! 잘 가져다주고, 꽃말도 알려줘야 해요? 보관법은 아시죠?”
“네, 당연하죠.”
밤은 일부러 그러는 듯 행동을 굼뜨게 하며 말을 조금씩 늘였다. 그러면서 꽃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렸다.
“다음에 또 오세요~”
“네, 감사합니다~”
류가 싱긋 웃으며 인사했다. 밤은 웃음으로 보답한 후 문을 열고 나갔다.
밤이 걷고 걸어 도착한 곳은 복잡한 시내였다. 꽤 많은 사람이 작업을 걸어왔지만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곤 계속 걸었다. 그리고 한 가게로 들어가서 그 집 사장과 반갑게 인사하곤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계단이 있었고, 밤은 익숙한 듯 그 계단을 이용하여 지하로 내려갔다.
“아, 오셨습니까.”
그 곳에는 검은 정장 차림에 서류를 든 한 여자가 지나가고 있었다. 여자는 지나가다가 밤을 발견하고는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며 말하였다.
“네. 이것 좀 그, 내가 보관하라고 했던 꽃들이랑 둬 줄래요? 꼭 시들지 않게요.”
“아, 또 꽃이네요. 알겠습니다.”
여자는 그 꽃을 받아서 예쁘게 포장된 꽃을 살피며 말을 이었다.
“내일은 꽃집 못 가시는 거 알죠?”
“당연하죠, 내가 죽을지도 몰라 인사라도 하려 했는데… 일반인이니 믿어줄 리가 없어서 인사를 못 했네요. 아쉬운 걸요….”
“이젠 잊으셔야 합니다. 아무래도… 평범한 여자이니까.”
여자가 어쩔 수 없다는 듯 밤에게 말을 하였다. 그러자 밤은 씁쓸한 미소를 보이더니 넥타이를 고쳐매며 말하였다.
“그래서, 저쪽 보스 이름이 뭐라고요?”
밤의 질문에 여자는 들고 있던 서류를 넘기며 말하였다.
“리베스(Ribes)…라네요.”
“리베스-? 특이한 이름이네요.”
“그렇죠? 얼굴도 가리고 있고, 이름도 본명은 아닌 것 같네요.”
여자는 어깨를 살짝 으쓱해 보이며 서류에서 눈을 떼곤 말하였다.
“뭐, 아무튼. 내일이니까 다들 준비하라고 전해주세요.”
“네, 시간이 늦었으니 보스도 어서 주무세요.”
여자는 자신의 손목에 있는 시계를 흘끗 보며 말하였다.
“알겠어요.”
밤은 씩 웃으며 간단히 샤워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 중요한 내일을 위하여.
**
새벽 4시. 모두가 곤히 잠들어 있는 새벽에 밤은 급히 일어났다. 위에서 습격을 당했다는 연락이 온 것이다. 예상치 못한 사태에 그 곳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모두가 서둘러 일어났다.
“무슨 일이죠? 분명 6시랬는데…!”
“모르겠습니다. 다 깨워서 곧 올라가겠습니다, 부디 몸을 조심해주세요!”
“네…!”
밤은 재킷을 걸쳐 입고 총을 챙긴 채 칼 소리와 총소리가 난무하는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그곳엔 가게의 사장이 쓰러져 있었고, 상대 마피아 팀의 여러 부하와-
“리베스…!”
“…아, 안녕하세요?”
그곳엔 정체불명의 가면을 쓴 채 피가 떨어지는 칼을 사이에 넣어둔 꽃다발을 든 여자가 서 있었다.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상대 마피아 팀의 리더이다. 그런데-
‘익숙한 향기…?’
어디선가 맡아본 향기가 그녀에게서 났다. 밤은 놀랐지만 침착하게 있었다. 그 향기의 주인은 분명 이 일과 절대 관련이 없는 일반인이니까, 아닐거라 생각하였다.
“이렇게 만날 줄이야, 좀 더 조심했어야 하는데….”
리베스는 작게 중얼거리며 마스크를 벗었다. 분명,
“류?”
“안녕하세요, 밤.”
류는 그렇게 말하며 조금은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칼로 뒤의 부하들을-
서걱.
전부 죽였다. 부하들은 자신들의 죽음을 알고 있었다는 듯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히 운명을 받아들였다.
“밤, 리베스는 꽃 이름이죠.”
“…맞아요.”
아. 대답을 하곤 잠시 무언가를 생각하던 밤은 이내 짧은 탄식을 내뱉었다.
“리베스 꽃.”
류는 손의 꽃다발을 들어 올려 밤을 보여줬다. 그리곤 성큼성큼 밤을 향해 다가갔다. 밤은 무언가를 하려 하였지만 판단이 흐려졌다. 꽃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 류, 안 되는데. ”
“꽃말은,”
류는 살며시 밤에게로 다가와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사랑해요.”
풀썩.
류가 쓰러지자 밤은 놀라서 류를 잡았다. 그리곤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주저 앉았다.
“…. 리베스, 범의귀. 꽃말은, 내가 당신을 기쁘게 하겠습니다. 류, 저는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승리가, 승리가 있지만, 전….”
투둑. 그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져 류의 손에 있는 범의귀 꽃에 떨어졌다. 그들의 사랑도, 설렘도, 싸움도. 끝이 났다.
